
(편집부)= 송도수박 전원 부결 사태는 단순한 한 종목의 탈락을 넘어, 무형유산 심의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에서 확인된 ‘부결 사유 부재’와 ‘회의록 비공개’ 문제는 제도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왜 떨어졌는지 모른다”… 설명 책임의 공백

(2026-61호) 미수복경기 무형유산 지정예고(송도수박)
이북5도위원회 2026-61호, 2026.01.15
미수복경기 무형유산 지정예고
ㅇ 종목지정: 송도수박
ㅇ 보유자인정: 송기송
자세한 내용은 붙임 공고문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형유산 지정 심의는 공공기관이 문화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다. 그만큼 결과에 대한 설명 책임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번 송도수박 사례에서는 담당 공무원조차 “토론이 없어 부결 사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설명 책임이 공백 상태에 놓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상의 미비를 넘어, 신청인과 전승자에게 향후 보완 방향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결과만 존재하고 이유가 없는 심의는, 제도의 신뢰 기반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 회의록 비공개 논란… 법적 원칙과의 괴리
일반적으로 무형유산 관련 위원회는 회의록을 작성하고, 일정 범위 내에서 공개하는 것이 원칙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공공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러나 이북오도위원회의 경우, 무형유산 회의록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관계자들은 행정심판 등 법적 절차를 통해 회의 내용 확인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록 비공개는 단순한 정보 접근 문제를 넘어,
심의 과정의 검증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쟁점으로 평가된다.
■ 조사보고서와 정반대 결과… 검증 구조는 작동했는가
송도수박은 사전 조사에서 긍정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조사보고서는 심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며, 이를 바탕으로 위원회가 최종 판단을 내리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례에서는 조사보고서와 정반대 결과가 도출되었고,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판단 차이를 넘어,
조사–심의 간 연계 구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사보고서를 뒤집을 수는 있지만, 그 경우에는 최소한의 논의 과정과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절차의 불균형… 왜 특정 종목만 토론이 없었나
같은 회의에 상정된 다른 종목들은 토론을 거쳐 찬반 투표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송도수박은 토론 없이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이 차이는 단순한 진행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신청 종목이 동일한 절차적 기회를 보장받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행정 절차에서 형평성은 핵심 원칙이다. 특정 안건만 다른 방식으로 처리되었다면, 그 이유와 기준 역시 설명되어야 한다.
■ 전승자 보호 없는 제도, 지속 가능성 흔들
무형유산 제도의 목적은 단순한 지정이 아니라 전승의 지속이다. 특히 이북오도 무형유산은 원 전승지 단절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유지되고 있어, 전승자 보호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설명 없는 부결과 절차적 불투명성이 결합될 경우, 전승자들은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잃고 전승을 포기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는 결국 특정 종목을 넘어,
무형유산 전체의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 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번 송도수박 사태는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무형유산 심의 제도는
과연 전승자와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결과만 통보하는 행정 절차로 기능하고 있는가.
절차적 투명성, 설명 책임, 공정한 심의 기회 보장.
이 세 가지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무형유산 제도는 그 존재 이유 자체를 다시 묻게 될 수밖에 없다.
※ 본 기사는 공개된 사실과 절차적 쟁점을 바탕으로 한 공익적 문제 제기이며, 특정 개인이나 기관의 위법성을 단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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