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탐구] ‘민둥씨름’을 복원한 사람, 송준호의 기록과 전승

이북도민체육회 사무총장 송준호씨

(김민정 기자)= 씨름의 또 다른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민둥씨름’.
그 중심에는 한 인물이 있다. 바로 송준호다.

그는 단순한 연구자를 넘어, 흩어져 있던 전승과 자료를 하나의 체계로 정리하며 ‘민둥씨름’이라는 이름을 다시 현실로 끌어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았던 것”

송준호 사무총장의 작업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가 집중한 것은 이미 존재했지만 흩어져 있던 흔적들이었다.

구한말 기산 김준근 민둥씨름

(사진 1,2,3 송준호가 발굴한 일제강점기 민둥씨름 영상 캡쳐)

  • 문헌 속 단편적인 기록
  • 이북 지역 구전 증언
  • 전통무예 계보
  • 영상 자료

이 모든 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그의 출발점이었다.

1940년 씨름을 소개하는 신문 자료에서, 민둥씨름 기술들이 부분적으로 확인된다.

그는 “민둥씨름은 사라진 전통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았던 영역”이라고 말한다.


■ 개성에서 이어진 전승의 흐름

민둥씨름의 핵심은 ‘계보’다.

송준호는 개성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진 전승 흐름을 추적해 다음과 같은 계보를 정리했다.

민완식 → 오진환

천일룡 → 송창렬

이 계보는 단순한 개인 연결이 아니라, 전통무예 ‘수박’의 전승 라인이기도 하다.

특히
오진환과 송창렬을 잇는 흐름은 민둥씨름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함경남도 출신으로 구한말 압록강을 건너 중국측으로 이주해간 김달순이 있고 최근 확인된 황해도 서흥군 출신 추정 김원보도 있다.

서울 출신으로는 전 대종교 총전교를 지낸 권태훈(1900년 출생)의 증언 녹취가 남아 있다.


■ 수박과 씨름, 그리고 교차하는 기술

송준호가 주목한 또 하나의 핵심은 ‘기술’이다.

수박에는

  • 걸기
  • 넘기기
  • 중심 붕괴

등 씨름과 유사한 기술 구조가 포함되어 있다.

그는 이 지점에서

“민둥씨름은 수박과 씨름이 만나는 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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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해석을 제시했다.

즉, 샅바 없이도 성립하는 씨름 기술이
수박이라는 전통무예 안에서 지속적으로 전승되어 왔다는 것이다.


■ 기록을 넘어서 ‘체계화’로

단순한 정리에서 끝났다면 학술 연구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나 송준호의 작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그는 민둥씨름을

  • 기술 체계로 분류하고
  • 동작 구조를 분석하며
  • 교육 가능한 형태로 정리했다

이는 민둥씨름을 단순한 “옛 기록”이 아니라
실제 수행 가능한 체계로 전환한 작업이다.


■ 제도권 진입의 전환점

이러한 기반 위에서 민둥씨름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북도민체육회는
2026년 3월 14일 민둥씨름을 정가맹 종목으로 승인했다.

이는 민둥씨름이

  • 학술
  • 전승
  • 실기

를 모두 갖춘 상태로 체육 영역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송준호의 역할은
자료 정리와 체계화, 그리고 종목화 기반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핵심적이었다.


■ “전통은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

송준호는 민둥씨름을 단순히 복원된 과거로 보지 않는다.

그는 “전통은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그는

  • 교육 프로그램 구축
  • 정기 대회 추진
  • 지속적인 연구 활동

을 병행하며 민둥씨름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만들어가고 있다.


■ 한 사람의 정리가 만든 흐름

민둥씨름은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흩어져 있던 기록과 기억들이 한 사람의 작업을 통해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송준호라는 이름은 이제

민둥씨름이라는 흐름을 설명하는 하나의 기준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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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ost was last modified on 2026년 04월 13일 9: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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